기담 other side

. 희삼

 

 

 

 프롤로그 


불치병이라고 했다. 온 몸이 하얗게 질려 머리카락까지도 희게 새어버린 진선조의 가장 어린 대원이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진선조의 가장 어린 대원의 이름은 오키타 소고, 올해로 딱 스무 살이었다. 청년보다는 소년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앳된 얼굴은 그 나이대의 소년들이 가져야할 생기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말간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벽안에 가까웠던 홍채의 색은 이제 거의 탁한 회색에 가까웠다. 아마도 그 눈에 담기는 것은 희미한 세상일 터였다. 소년은 천천히 자신의 팔을 들어 제 눈앞에 갖다 댔다. 자신의 팔 한 짝을 들어 올리는 것에 불과했지만 그 손끝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버거웠던 것이다. 제 팔 한 짝을 눈앞에 가져다 놓을 힘마저도 소년은 잃어가고 있었다.


히지카타는 그런 소년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병실을 나왔다. 앞에서 뺀질거리며 저를 향한 갖은 저주의 말을 퍼붓던, 생기 넘치던 부하 녀석은 어딜 가고 제 팔 한 짝도 들어 올리지 못해 손을 떨고 있는 오키타라니. 히지카타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이때까지 미루다, 미루다 온 병문안이었다. 녀석이라면 그까짓 백저 따위 비웃으며 보란 듯이 이겨낼 줄 알았다. 그러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는 곤도의 말에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으로 병원을 찾았다. 설마, 설마. 그 자식이 설마. 그러나 히지카타의 눈에 보인 것은 앙상하게 마른 몸을 하고 초점이 없는 눈동자로 저를 보며 희미하게 웃는, 너무나도 약해져버린 제 부하였다. 그는 차마 부하의 얼굴을 보고 따라 웃을 수가 없었다. 히지카타는 익숙하게 제 품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 병원을 나섰다. 병원을 나서는 눈에서 무언가를 결심한 듯 보였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불안과 초조가 섞여들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나?”

어차피 지금 소고 상태로는 가능성이 없습니다.”

“......나도 아끼는 부하 녀석이야. 귀여운 놈이고.”

그 귀여운 부하 놈, 아무 것도 안 해보고 죽일 겁니까?”

“......”

녀석은 이겨낼 겁니다.”


마츠다이라는 말없이 금고 안의 작은 앰플 병을 꺼내 히지카타에게 넘겼다. 히지카타는 손 안에 들어온 작은 앰플 병을 소년의 생명줄인 마냥 그러쥐었다.


토시로.”

.”

그 애가 못 버티고 죽으면......넌 견딜 수 있는거냐?”

버틸 겁니다. 녀석은...절 실망시킨 적 없으니까요.”


불안을 감추지는 못했다. 말하는 목소리에 확신이 없었으니 분명히 들키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츠다이라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소년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히지카타와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가 죽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단지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히지카타 뿐이라는 점이 소년을 아는 대다수의 사람과 히지카타의 차이였다.


히지카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극악의 확률이지만 도박을 걸고 있었다. 그 바늘구멍의 확률을 뚫고 소년이 살아난다면, 그로 인해 소년의 삶이 인간의 삶과 멀어진다고 해도 그가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데에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왜냐하면 히지카타는 아직 소년을 죽음으로 놓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소년이 저를 경멸한다 해도 좋았다. 살릴 수만 있다면.


히지카타는 상관의 집무실을 나섰다. 다음의 행선지는 정해져 있었다. 소년이 죽어가고 있는 병원, 그 곳으로 히지카타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은혼 통온에 낼 생각으로 쓴 글인데 이대로라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통온 가지도 못하고 사장될 위기의 글..........느릿느릿 써볼랍니다..........연재속도 많이 느려여^,^


기존에 썼던 기담과는 완전히 다른 글입니다. 그저 제목과 뱀파이어 소재를 그대로 가지고 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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